최근 AI에 대해 느끼는 몇 가지 생각

요즘 X, Thread, Linkedin 심지어 Instagram까지도 내 알고리즘에 걸리는 대부분의 글은 AI로 도배되고 있다.
뭐 그럴 만하다. 나 역시 요즘 최대 관심사가 AI고, 이 시간에도 이렇게 AI를 주제로 고민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여태까지 내가 느낀 AI에 대해서 주절주절 정리해본다.

AI가 엔지니어를 완전 대체한다

AI가 엔지니어를 대체한다면, 도메인 컨텍스트가 적은 직군부터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AI가 엔지니어를 완전 대체한다'는 이 주장에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예전의 나였다면 아마 완전히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회사에서 인프라를 직접 다루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특히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AI가 엔지니어를 대체한다면, 도메인 컨텍스트가 적은 직군부터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조심스럽게 예상해보면 이런 순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Infra → FE/BE → Data

물론 확정적인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최근 인프라를 다루면서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몇 년 전을 떠올려보면 DevOps 엔지니어들은 Kubernetes에 깊게 빠져 있던 시기가 있었다.
MSA, DDD 같은 아키텍처 이야기가 유행하던 시기와도 겹친다.

많은 회사들이 AWS로 이전했고 Kubernetes(EKS)로 마이그레이션했다.
나 역시 ECS에서 Kubernetes로 인프라를 이전한 경험이 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이 남는다.

왜 Kubernetes로 이전했는가?

명확히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Kubernetes는 좋은 기술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인프라는 생각보다 비슷한 구조로 수렴한다.

Cloud
→ Container
→ Kubernetes
→ CI/CD
→ Observability

회사마다 제품과 도메인은 다르지만 인프라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이 지점에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인프라는 생각보다 도메인 컨텍스트가 적은 엔지니어링 영역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문제 패턴도 대부분 반복된다.
그리고 이런 영역은 AI가 매우 잘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최근 AI를 사용해보면서 느낀 점은 사람이 몇 시간 동안 로그를 뒤지며 찾는 문제의 원인을 AI는 훨씬 빠르게 좁혀내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단순히 “AI가 엔지니어를 대체할까?”라는 질문이었는데 요즘은 질문이 조금 바뀌었다.

AI는 어떤 엔지니어부터 대체하기 시작할까?

개인적으로는 기술 스택보다는 도메인 컨텍스트의 밀도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만 다루는 영역일수록 자동화되기 쉽다.
반대로 비즈니스 도메인과 강하게 연결된 영역일수록 대체가 어렵다.

그래서 지금의 생각은 이 정도다.

AI가 엔지니어를 완전히 대체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신이 없다.
하지만 엔지니어링의 일부 영역은 생각보다 빠르게 자동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느낌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비개발직군의 AI를 통한 서비스 개발

최근 출산을 하면서 출산휴가를 나눠 쓰고 있다. 아이가 자는 시간에 이것저것 개발을 해보는 취미(?)가 생겼다.

원래 시험기간에는 청소도 재밌다고 하지 않나. 짜투리 시간이 생기면 AI로 이것저것 만들어보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의미 없이 떠들어보면 flatjson, prview, tennisfeedback 같은 것들을 만들어봤다.

  • flatjson
    온라인 JSON parser 서비스 중에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AI랑 뚝딱 만들어봤다.

  • prview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때 코드리뷰를 GitHub PR draft로 올려서 보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local branch나 worktree의 diff를 GitHub PR UI처럼 볼 수 있는 기능을 만들어봤다.
    …사실 나도 잘 안 쓴다. 하하.

이런 것들을 AI와 함께 만들어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LinkedIn에서 이런 글을 봤다.

개발자 없이 비개발 직군 5명이 AI를 활용해 수억 매출의 서비스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AI를 이용해 작은 서비스를 만들어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해낸다.

Boilerplate는 아주 잘 만든다.
기능도 잘 구현되고 기본적인 버그도 거의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정말 개발자가 없어도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오는 걸까?

하지만 서비스를 만들다 보면 다른 문제가 나타난다

하지만 조금 더 기능을 추가하고 디테일을 만지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서비스 개발에서 어려운 부분은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질문들이다.

  • 이 수정이 다른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 이 구조가 앞으로 기능 확장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 지금 편하게 만든 코드가 나중에 기술 부채가 되지 않을까?

AI는 코드를 작성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시스템 전체의 영향 범위를 판단하는 것은 아직 어렵다.

이건 단순한 코드 생성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을 이해하는 문제다.

그래서 개발자의 역할은 사라지기보다 바뀔 것 같다

AI를 쓰면서 느끼는 것은 개발자가 사라질 것 같다는 느낌보다는
개발자의 역할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개발자가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역할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이런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 같다.

  • 문제를 정의하고
  • 시스템 구조를 설계하고
  • AI에게 작업을 나누어 맡기고
  • 결과를 검토하고 통합하는 역할

즉 단순히 코드 한 줄을 작성하는 개발자라기보다
서비스 개발을 오케스트레이션하는 개발자에 가까워진다.

개인적인 생각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의 생각은 이렇다.

AI 덕분에 서비스를 만드는 진입 장벽은 확실히 낮아졌다.
비개발자도 MVP 수준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해질 것 같다.

하지만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운영하는 단계에서는 여전히 개발자의 역할이 필요하다.

특히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라면 단순한 코드 작성자가 아니라

시스템을 이해하고 전체 구조를 설계하는 개발자

는 앞으로도 계속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AI 시대에 넘쳐나는 창업 열풍

요즘 주위를 보면 AI 기반으로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그 사람들이 정말로 창업을 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AI로 창업했다"는 감각에 취하고 싶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만약 내가 창업을 한다면 아마 SNS를 할 시간에 서비스 개발을 하거나, 유저 인터뷰를 하거나, 제품을 개선하는 데 시간을 쓸 것 같다.

그런데 종종 보이는 모습은 조금 다르다.

SNS에는
"나는 창업을 했다"
"AI로 세상을 바꿀 것이다"

같은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가끔은 창업 자체보다 창업을 했다는 정체성에 더 집중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사실 이런 모습은 AI 시대에만 있는 일은 아니다.

AI 이전에도 창업이라는 것 자체에 취한 사람들은 꽤 많았다.

실제로 내 커리어 대부분이 스타트업이다 보니 주변에도 창업을 준비하거나 실제로 창업한 사람들이 꽤 많다.

예를 들어 이전 회사 동료 중 한 명도 SaaS 플랫폼을 창업해서 투자를 받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실버 플랫폼을 만들어 회사를 운영하는 분도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나 역시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나도 저런 창업의 뽕(?)을 느껴보고 싶다.

나도 창업을 해보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창업은 결국 말이 아니라 용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뭐,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자.

AI에 못 따라가는 것에 대한 불안함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자기는 AI를 제대로 못 사용하는 것 같다"며 불안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실제로 내 와이프도 현재 육아휴직중이고, 복귀했을 때 업무하는 방식이 너무 달라져 있을까봐 걱정한다. 멀리 볼 것도 없이 '나' 역시 한동안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차피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지금 배우는 기술이 한 달 뒤에는 레거시처럼 느껴지는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ChatGPT가 나왔을 때를 떠올려보면, 인공지능이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답변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놀라웠다.

요즘 느낌으로는 한 달만 지나도 환경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 같다. 저번달에 놀라워 했던것들이 곧 당연해지고, 다음달에 뭐가 나올지는 예상도 안된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생각하기로 마음 먹었다. 어차피 새로운 패러다임이 적용된 기술이 나오면 결국 모두가 다시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게 된다.

물론 경험이나 컨텍스트가 있는 사람은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AI를 완벽하게 따라가지 못한다고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어차피 이 변화는
모두에게 동시에 빠르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

뭐 결론은 당연히 없다. 그냥 AI 관련해서 내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1. 당연하지만, 컨텍스트가 복잡한 업무가 제일 늦게 AI한테 대체된다.
  2. AI로 만든 서비스에 뽕에 취하거나, AI 창업한다는 뽕은 접어두자. 대부분 내가 만든 서비스를 릴리즈하면, 대부분 며칠이면 같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3. AI가 변하는 속도는 너무 빠르다. 조급해 하지말되 놓치지는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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